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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자글쓰기II-프로 Presentation 기법
2005-01-02 01:28:47 조회수2576
임재춘의 과학기술자글쓰기 ======================================================================== 지난번 글에서 Technical Writing(TW)을 ’주요내용을 알기 쉽고 간결하게‘ 쓰는 것으로 정의했는데 발표도 똑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러고 보면 글쓰기이든 발표이든 핵심은 ‘무엇을’과 ‘어떻게‘이다. 즉 ’주요내용‘이 ’무엇을‘에 해당하고 ’알기 쉽고 간결하게‘가 ’어떻게‘이다. 발표의 경우에 인용되는 격언이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하는데 여기서 발표내용인 ’구슬‘은 ’무엇을‘에 해당하고 전달방법인 ’꿰는‘은 ’어떻게’이다. 1. 주요내용은 듣는 사람 위주로 한다 구슬인 발표내용이 꿰는 전달방법보다 훨씬 중요하다. 돌멩이를 꿰어 보았자 아무짝에도 쓸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 어떤 구슬이 좋은 것일까. TW의 ‘주요내용’이 철저하게 읽는 사람에게 필요한 내용이듯이 발표에도 듣는 사람을 위주로 판단하여야 한다. 듣는 사람이 꼭 듣고 싶어 하는 내용은 전달이 미흡해도 지장이 없다. 스티븐 호킹 박사는 루게릭병을 앓아 컴퓨터로 합성하는 전자음으로 강연을 하지만 우주의 기원에 대해서 알고 싶어 하는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귀를 기울인다. 우리가 통상 발표하는 내용은 상대가 꼭 듣고 싶어 하는 내용이 아니라는데 어려움이 있다. 학회나 세미나에 참석하는 사람은 새로운 지식을 얻겠다는 동기가 있기 때문에 우리의 발표가 그래도 쉬운 편이지만 새로운 정책을 제안하거나 프로젝트를 따는 발표라면 이야기는 훨씬 어려워진다. 상대를 설득할 필요성이 커질수록 듣는 사람이 원하는 내용에 초점을 맞추어야한다. 많은 발표가 자기에게 초점을 맞추어 진행한다. 예로서 회사(조건이 까다로운 민간회사를 대상)내에서 연구용 기자재를 구매할 때 연구자는 여러 가지 근거를 들어 회사를 설득한다. 해당 기자재의 우월성, 생산성 향상에의 기여 등 그럴듯한 이유를 대지만 경영진이 듣고 싶은 내용은 ‘이것을 사지 않으면 안 되는 절박한 이유’이다. 그것도 ‘꼭 지금 당장 결정해야 하는 이유’다. 회사는 절박한 이유가 생길 때까지 결정을 미룬다. 듣는 사람을 분석하라 학회에서 발표를 하는 경우에 청중은 대학 2학년 정도의 지식을 가진 것으로 간주해야 한다. 연구실에서 동료와 늘 사용하는 전문용어와 약어로 핵심으로 곧장 들어가면 참석자는 알아 듣지 못한다. 그렇다고 너무 기초적인 것부터 설명하면 참석자는 금방 외면한다. 회사에서 제안을 하거나 프로젝트를 수주하려고 할 때에는 최고 결정권자에게 초점을 맞춘다. 다른 사람의 의견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최고 결정권자가 관심을 가지는 분야나 평소에 가지는 그 사람의 성향에 대한 사전 조사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내용을 중시하고 형식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 회사가 있는가 하면 형식까지도 깔끔하게 다듬은 보고를 조직문화가 요구하는 회사도 있다. 선이 굵고 간단명료한 보고를 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섬세하고 세밀한 내용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발표 초안을 만들어 보면 상사의 스타일에 따라 다양한 의견을 내어 놓게 마련이다. 직속상관의 의견에 따라 한껏 고쳐 놓았는데 그 다음 상관은 원위치하게 하는 의견을 제시한다. 이를 일일이 따라가다 보면 몸과 마음이 상한다. 듣는 사람, 그것도 최고 결정권자에게 초점을 옮기면 이러한 어려움을 최소화 할 수 있다. 한편 정부 프로젝트를 수주할 때에는 심의회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다른 전략을 써야한다. 심의회는 여러 심사위원이 점수를 매기는 방식을 채택하므로 결정권자가 일정치 않다. 요즈음은 전문분야가 워낙 세분되어 자기 분야를 아는 심사위원이 10명중 2명 정도가 고작이다. 전문분야가 아주 독특한 때에는 이들 2명의 발언권이 커져 채점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다른 분야의 전문가도 어느 정도 아는 분야이면 8명의 의견이 더욱 중요하다. 이들은 세부적인 내용에는 관심이 없기 때문에 내용이 너무 깊어지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2. 알기 쉽게 설명한다 ‘프로‘일수록 알기 쉽게 설명한다. 그 이유는 세 가지이다. 첫째가 발표 내용을 자기가 잘 안다. 두 번째는 자기가 아는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알려 주어도 다른 사람이 따라 오지 못할 만큼 자신감이 있다. 또 쉬운 말로 알기 쉽게 해도 자신의 권위에 손상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청중의 수준과 관심에 맞추어 ’의사소통기술‘에 뛰어난 소질이 있다. 엉터리일수록, 사기성이 많을수록 어렵게, 모호하게, 양이 많게 해서 듣는 사람을 헷갈리게 한다. 글쓴이는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4년 반을 근무한 적이 있다. 비엔나가 음악의 도시라 클래식 음악에 관심을 가졌다. 음악 책도 사보고 비엔나에 유학 온 음악 교수에게도 물어 보았으나 클래식 음악을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거장 ‘주빈메타’가 TV에 나와 클래식 음악에 대해 100분짜리 교양 강좌를 하는 것을 들었다. 그렇게 쉬울 수가 없었다. 글쓴이는 지금도 클래식 음악의 80%는 이해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 듣는 사람이 알기 쉽도록 하기 위해서는 주제 하나를 잡아, 논리를 정연하게 해서, 담백한 화면에 담아 내야한다. 당당한 태도로 자신 있게, 시선은 청중에 두면서 목소리에 강약을 담아 한편의 스토리를 연출해 낸다. 하나의 주제에 집중한다 설득하는 주제는 하나이어야 한다. 주제가 둘 이상이면 청중은 실컷 들어도 돌아서면 자기가 무엇을 들었는지 모른다. 시종일관 하나의 주제에 집중하여야한다. 주제를 정할 때 우리는 습관적으로 범위를 크게 잡는 버릇이 있다. 이렇게 되면 초점이 흐려지기 때문에 구체적이고 명확한 주제를 잡아야한다. 글쓴이는 ‘대기환경오염 가스의 측정’이라는 제목의 연구신청서를 검토한 적이 있다. 연구 필요성을 읽어보았는데, ‘남극 얼음이 녹아내리고 산성비로 핀란드 호수의 반이 물고기가 살지 못 한다’고 쓰여 있는 것을 보면서, 이 연구과제가 전 지구적이고 국제적인 것이구나 하고 짐작하였다. 그러나 실제 내용은 ‘도심 차량 배기가스 측정’이었다. 이처럼 막연하고 포괄적인 주제는 발표의 명확성이나 의도를 흐리게 한다. 발표하는 사람의 의도가 듣는 사람에게 분명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주제는 명확하고 구체적이어야 한다. 그러자면 주제의 범위를 가급적 좁게 한정해야 한다. ‘환경오염’은 주제가 너무 넓다. 이보다는 ‘수질오염’이 보다 좁은 주제가 될 수 있으며, ‘중랑천 오염’이라고도 구체화시킬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주제를 좁혀서 구체성을 갖추어 나가면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전자빔을 이용한 중랑천의 염색폐수 저감’에까지 이르게 되는 것이다. 환경오염 → 수질오염 → 중랑천 오염 → 중랑천의 공장폐수 오염 → 중랑천의 염색 폐수 오염 → 중랑천의 염색폐수 저감 대책 → 전자빔을 이용한 중랑천의 염색폐수 저감 설득에는 순서와 논리가 있다 도입부에서 상대로부터 강한 관심과 신뢰를 얻어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제를 제안하게 되는 이유, 즉 문제점을 정확히 규정한다. 주제 및 제안 이유만으로 다음에 전개될 내용과 결론을 암시할 수 있어야한다. 설득에는 논리 못지않게 신뢰가 중요한데 도입부에서 신뢰가 결정된다. 발표를 듣는 의사 결정권자는 도입부에서 발표자에 대한 신뢰 여부를 결정한다. 따라서 도입부에서 특히 요점을 명확하고 자신 있게 전달한다. 이 부분을 길게 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한다. 전개부에서는 설득의 논리가 작용을 한다. 그런데 이 논리가 만만치 않다. 맥킨지(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Logical Thinking'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그 내용을 소개한 책이 ‘로지컬 씽킹(일빛사)’이다. 일본책을 번역해서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단점이지만 행간을 음미하는 다소 힘겨운 ‘수행’을 거치면 논리 전개에 어느 정도 ‘도’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 이러한 ‘도’의 경지를 여기서 설명할 길은 없으나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맥킨지의 'Logical Thinking' 결론의 근거가 충분하여야한다. 결론은 논리의 귀 결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원하는 결론을 내어 놓으면 안된다. 결론의 근거가 충분하더라도 그 근거가 모호하지 않아야한다. 근거가 가정에 기반을 둔다면 그 진실성이 의심 받는다. 또 추진 방법이 구체적이 아닌 경우에는 설득력을 상실한다. ‘우리의 강점을 강화하고 약점을 보강하는 차별화를 통해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한다‘라는 추진방법은 하나마나한 소리다. 또 논리에 명백한 중복, 누락 및 착오가 있거나 논리의 비약이 있으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논리의 중복. 누락 및 착오를 막는 방법은 ‘MECE(Mutually Exclusive and Collectively Exhausive)이다. 즉 ’상호 중복 없이, 그럼에도 전체 누락 없이‘이다. 이를 위해 자주 사용되는 기법이 있다. 비용 ; 효과 (손실 ; 이득) 강점 ; 약점 (기회 ; 위협, 내부역량 ; 외부환경) 단기 ; 중기 ; 장기 (과거 ; 현재 ; 미래) 마케팅의 4P(Product ; Price ; Place ; Promotion) 한편 논리의 비약을 막는 방법은 ‘Why So / So What’ 이다. 우리말로 하면 ‘왜 그런데 / 그래서 어떻다는 거냐’ 이다. 즉 논리의 앞 단계가 부족한 것은 ‘왜 그런데’에 대한 충분한 답으로 해결을 하고, 논리의 뒤 단계가 부족한 것은 ‘그래서 어떻다는 거냐’라는 질문이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결론부에서는 의사결정권자의 호의를 이끌어 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보고받는 사람의 심리 상태까지 고려해야 한다. 세상의 일은 논리대로 결정되지 않는다. 논리 이상의 것이 작용한다. 그것이 심리이다. 보고 내용은 흠 잡을 수는 없으나 왠지 동조할 기분이 나지 않을 수도 있다. 보고 받는 사람의 ‘코드’에 맞추는 것이 그래서 중요하다. 보고자의 의견이 마치 자기의 의견인 것처럼 느끼도록 해야 성공한 발표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보고 받는 사람의 기분에 맞추라는 것은 아니다. ‘프로’는 자신의 주장을 당당하게 한다. 결정권자를 불쾌하게 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이끌어낸다. 이 보다 한 수 높은 ‘최고수’는 협상전술도 활용한다. 자신이 있으면 협박까지 할 수 있다. 때론 한꺼번에 모든 것을 없을 수 없다고 판단하면 자신의 의견을 대폭 양보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변신도 필요하다. 발표는 단순한 내용 전달이 아니고 설득을 위한 고도의 심리전이기에 협상 기술까지 필요한 것이다. 어느 책도 이러한 것까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그저 ‘프로’는 ‘감’으로 한다. 파워포인트(PT)로 담백하게 담아낸다 발표는 PT를 쓴다. 전달력이 강력하다. 주의할 점은 효과가 좋은 만큼 너무 남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강력한 도구일수록 절제해서 사용해야 빛이 난다. 이를 위해 PT의 해악에 대한 비판에 먼저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PT가 부패한다 Power Corrupts (권력은 부패한다). PowerPoint Corrupts Absolutely (PT는 절대적으로 부패한다). 예일 대학교의 에드워드 터프트(Edward R. Tufte)교수는 PT를 격렬하게 비난한다. PT의 형식이 내용을 압도하며 상업주의적인 폭군처럼 듣는 이를 지배하여 스탈린이나 텔레비전의 해악을 뛰어넘고 있다고 지적한다. 기업에서는 현란한 PT가 범람하여 오히려 본질적인 내용을 파악하기 어렵다. 예전에는 다소 복잡한 통계 자료도 한 장의 도표로 표시하여 상관관계를 정확히 알 수 있었지만 PT는 이를 여러 장으로 나누어 전체를 파악하기 힘들게 만든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문장으로 발표해야할 숙제도 몇 장의 클립아트와 단어로 해결한다. 이러니 오죽하면 칠판으로 돌아가자는 말까지 나온다. 진한 화장은 천박하다. 색체까지 원색이면 싸구려 냄새가 난다. 한 장의 화면에는 하나의 중심생각(Topic)만을 담되 8줄 이내로 한다. 색깔; 원색의 사용을 자제한다. 색채의 종류는 맥킨지 는 2가지 정도를 권장하고 있고 많아도 3가지를 넘지 않도록 한다. 보고가 무게를 더 할수록 색채의 수를 줄인다. ‘1 Page Proposal'의 저자는 꼭 기본 검정 색만을 쓰도록 권장한다. 중요한 부분은 서 너 군데만 짙게(Bold) 표시하고 참고 사항은 회색 글씨로 처리한다. 한 장면, 한 중심생각의 원칙; 글을 쓸 때에 한 문단, 한 중심생각(One Paragraph, one topic)의 원칙이 있다. 이와 같이 발표에도 한 장면에 한 중심생각(One slide, one topic)만을 적용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제품의 가격과 성능에 대하여 설명하는 경우에 한 장면에는 가격에 대해서, 다른 한 장면에는 성능에 대해서 언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성능과 가격을 같은 장면에서 다루면 발표가 집중력을 잃게 된다. 한 장에는 8*8 법칙; 한 장의 화면에 많은 정보를 담지 않아야한다. 8줄 정도가 적당하다. 또 한 줄에는 8단어로 해서 8*8의 법칙을 준수한다. 이래야 화면을 보는 사람의 가독성을 높이고 발표하는 시간도 한 장에 1분을 초과하지 않는다. 발표자의 자신감이 중요하다 같은 내용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효과가 달라진다. 발표자의 전문성이 듣는 사람에게 신뢰성을 주기 때문에 발표 내용은 완벽하게 자신이 잘 아는 것이라야 한다. 여기에다 발표자의 자신감, 열정 및 태도 등도 듣는 사람의 호의를 이끌어낸다. 발표에 자신감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도 발표자는 떨리게 마련이다. 이것을 극복하는 길은 눈물겨운 연습뿐이다. 학생이든 직장인이든, 미국인들은 우리가 보기에도 심하다 할 정도로 연습을 한다. 그들은 학교에서 수많은 발표와 토론과정을 거쳐 기본기를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발표를 앞두고 연습을 반복한다. 자세; 두 다리를 약간 벌려 안정되고 당당한 자세를 취한다. 단정한 외모에 복장은 반드시 청중보다 나은 것을 택한다. 목소리; 시작하기 전에 심호흡을 하여 목소리를 가다듬는다. 다소 큰소리로 자연스럽게 말한다. 단조로운 목소리는 가장 금물이다. 주요한 내용에는 목소리를 높이면서 느리게 진행한다. 신체움직임; 손 처리가 가장 어렵다. 다소곳이 양손을 앞으로 모아 두는 것이 가장 나쁘다(영어로 Adam's Leaf이라한다. 아담의 부끄러운 부분을 가리는 잎과 같다는 것이다). 한손은 포인터를, 한손은 발표 자료를 드는 것이 자연스럽다. 제스처는 손으로 시작해서 몸 전체로 옮겨 가는 것이 좋다. 눈접촉; 화면에 눈을 고정하여 읽어 가는 것은 최악의 발표다. 시선의 90% 이상은 청중과 눈접촉을 해야 한다. 청중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확인하여 발표에 반영하여야 되기 때문이다. 청중은 자기에게 시선이 오면 발표에 집중하게 된다. 청중과 시선을 맞추면서 U자나 N자 형태로 자연스럽게 시선을 옮기면 청중 전체의 관심을 유지할 수가 있다. 한사람, 한사람과 시선을 맞추며, 한사람에게 하나의 개념만을 전달한다. 글을 쓸 때, 한 문장은 하나의 개념(Idea)만을 표현하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최고 결정권자에게는 처음과 마지막에 시선을 집중한다. 본론에서 자주 최고 결정권자를 보면 자칫 눈치를 보는 것 같아 발표자의 자신감에 손상을 입힌다. 결정적인 사항은 발표자가 눈빛으로 호소하되 이때 시선은 최고 경영자에게 향한다. 나쁜 버릇 교정; 사람마다 나쁜 버릇이 있다. 고개를 자주 비틀거나 입술을 깨무는 사람이 있다. ‘에--’, ‘그러니까’를 연발하거나 레이저 포인트를 어지럽게 돌리기도 한다. 연습 시에 비디오를 찍어 보면 이러한 악습을 잘 알 수 있다. 3. 간결하게 한다 위대한 연설가들이 공통적으로 지킨 원칙을 정리한 말이 ‘KISS’이다. 이는 ''Keep It Simple, Stupid(단순하게, 그리고 머리 나쁜 사람도 알아듣게 하라)''를 축약한 것이다. 세계적 지도자들의 연설에는 진부한 표현, 과장된 문장, 전문 용 어, 유행어들이 전혀 들어 있지 않다. 평이하고 단순한 표현으로 감동적인 연설을 할 수 있는 것이다(래리 킹의 《대화의 법칙》중에서). KISS의 마지막 단어를 ‘Stupid’ 대신에 ‘Short’를 써서 간결을 강조하기도 한다. 간결한 연설로는 링컨의 게티스버그 연설이 압권이다. 간결하면서도 강력하고 쉬운 말을 써서 이보다 감동적인 연설은 없다고 한다. 미국 국민이면 누구나 암송하는 이 연설문은 불과 266단어로 이루어져 있다. 링컨에 앞서 두 시간 연설했던 웅변가 에드워드 에버렛(Edward Everett)이 ‘나의 두 시간 연설이 당신의 2분 연설처럼 그렇게 의미를 잘 전달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라고 탄식했다는 일화도 있다. 간결은 지혜의 정신이다 - 세익스피어 보고서는 한 장으로 족하다. 더 긴 것은 비서가 곧장 쓰레기통으로 보낼 것이다 - 처칠 사회 어느 분야에나 프로와 아마추어의 세계가 있다. 말을 통한 이들의 구분은 간결에서 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짧은 시간에 상대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절제된 언어가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된다. 발표는 짧게 해라 과학기술부에서 시행하는 국가지정연구소(NRL : National Research Lab)제도라는 것이 있다. 이 연구소로 지정되면 1차로 3년간 최대 9억 원까지 연구비를 지원 받으며 3차까지 연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많은 대학과 민간 연구소에서 이 연구소로 지정을 받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경북대학교에서 환경 분야의 1차 심사를 통과한 후 2차 평가를 앞두고 나에게 자문을 구해 왔다. 나는 2차 평가에서 발표할 내용을 살펴보던 중, 우선 분량이 너무 많아 다음과 같이 지도했다. 발표를 짧게 하라. 평가가 오후 2시부터 시작하여 6시에 끝나도록 되어 있는데 대부분 저녁 8시를 넘기게 된다. 한 사람에게 10분씩 발표기회가 주어지지만, 발표하는 사람은 하나라도 더 많이 설명을 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10분을 넘기게 되고 질의응답까지 포함하면 시간을 많이 초과하게 된다. 시간이 흐를수록 평가위원은 집중력이 떨어지고 심기가 불편할 수밖에 없다. 배도 고프고, 저녁 약속을 친구와 하였다면 시계를 자주 보게 된다. 발표하는 전문 분야가 자기와 다르다면 발표자의 요령부득에 화까지 치민다. 그런데 명심할 것은 평가위원의 대다수가 발표자의 전문분야와 다르다는 것이다. 따라서 발표를 짧게 해야 한다. 발표를 듣는 사람은 처음 3분과 마지막 1분에 집중을 하고 나머지 시간은 어차피 딴 생각을 하기 마련이다. 발표가 짧은데도 불구하고 연구 내용이 쉽게 이해되면 평가위원은 이를 높이 평가할 것이다. 경북대학교는 5분 발표를 하였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20개 기관이 통과한 1차 심사에서 13위를 차지했던 경북대학교는 2차 평가에서 2위를 차지했다. 청중이 가장 좋아하는 것- 짧은 것 발표 듣는 사람이 가장 원하는 것은 짧게 해달라는 것이다. 듣는 사람은 모두 바쁘고 수많은 정보에 둘러싸여 있다. 한 조사 결과에 의하면 정신노동을 하는 미국인이 신문, 잡지, 방송, 책, 인터넷 및 대화에서 얻는 메시지가 하루 평균 2400개에 달한다고 한다. 이처럼 많은 메시지를 듣고 현대인은 신속히 취할 것과 버릴 것을 결정한다. 그렇기 때문에 발표자에게 아무리 중요한 것이라도 듣는 사람에게는 2400개 중의 하나에 불과한 것이다. 시간을 끌지 말자. 들어보니 별 것도 아닌데 시간만 끌면 설득은커녕 듣는 사람의 화만 돋우는 셈이 된다. 듣는 사람이 필요로 해서 돈 내고 받는 수업도 휴강이라면 학생들이 환호한다. 듣는 사람은 자신의 이익과 관 련이 없는 사항에 무심함으로 듣는 사람이 어떤 이익을 받을 것인지에 대하여 발표자는 열심히 설명을 하게 된다. 하지만 듣는 사람이 발표에 집중하는 시간은 처음 3분이다. 3분이 지나면 금방 다른 생각을 하기 때문에 나머지 시간에 중요한 사안을 이야기해도 전달 효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회의 시에 발표 시간을 3분 이내로 제한하는 회사는 경쟁력이 있는 회사이다. 이러한 회사는 ‘3분 발표’ 연구회를 적극 장려한다. ‘3분 발표‘를 해보면 3분은 이외로 긴 시간이다. TV광고가 20초 내외이지만 많은 핵심 정보를 전한다. 발표자는 3분에 TV광고 6개 이상을 할 수 있다. 4. ‘프로’기법들 발표 프로들은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기법들을 가지고 있다. 몇 가지를 정리해 본다. 비상사태에 대한 순발력 컨설팅회사는 고객에게 컨설팅 결과를 발표할 때 나름대로 비상계획을 가지고 있다. 고객회사의 최고 경영자는 항상 바쁘기 때문에 발표가 시작되려는 순간 최고경영자가 급한 연락을 받고 자리를 떠날 수도 있다. 이때 그 경영자가 짧은 시간 안에 컨설팅 내용을 알고 싶어 하면 발표자가 경영자와 같이 걸어가면서 그 내용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엘리베이터까지 걸어가는 시간과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는 그 짧은 시간을 활용해야 하는 것이다. 짧은 시간에 핵심을 전달할 수 있으면 그 발표는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시각의 힘을 이용한다 핵심 내용이 한 눈에 들어 올 수 있도록 한다. 시각은 청각 보다 12배 정도의 힘을 발휘함으로 시각적으로 최대한 많은 정보를 전달하여야 한다. 도표나 그림을 사용하여 이해를 돕되 지나치면 안 된다. 청중이 쉽게 알아 볼 수 있는 내용은 생략한다. 청중은 이미 ‘결론’이라고 쓰여 진 장면을 보고 있는데 ‘지금부터 결론을 말씀드리겠습니다.’라고 굳이 말 할 필요가 없다. ‘결론입니다’ 또는 ‘결론은’으로 충분하다. 생각의 속도를 따라 잡는다. 말은 1분에 125개의 단어를 할 수 있으나, 머리는 그보다 훨씬 많은 4 ~ 5 배의 단어를 생각한다. 그러므로 시각물 자체가 너무 단순하거나, 장면에 나와 있는 내용을 그대로 읽기만 한다면 청중은 금방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반대로 내용이 복잡하거나 논리 정연하지 못해도 청중은 흥미를 상실하게 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행간에 의미를 부여하여 긴장감을 유지시켜야 한다. 그렇다고 행간에 의미를 숨겨 놓으라는 뜻은 아니다. 누구나 아는 일반적인 사항은 과감하게 생략하면서 빠르게 진행하라는 의미이다. 생각의 흐름을 가장 방해하는 것이 화면에 없는 사항을 발표자가 들고 나오는 것이다. 질문이 나와서 어쩔 수 없이 설명해야 하지 않는 한 절대로 새로운 사항을 말로 등장 시켜서는 안 된다. 설득의 원리를 질문에 활용하자 설득을 당하는 데는 이성(Logos)이 10 %, 연민(Pathos)이 30%, 감성(Ethos)이 60% 작용한다고 한다. 이성은 논리적으로 사안을 납득할 수 있게 함으로 설득의 기본요소이다. 그러나 워낙 당연한 것이다 보니 중요도는 낮다. 설득에서 이보다 중요한 것이 연민이고 감성이다. 연민은 서로 감정을 함께 함으로 논리적인 설득보다 더 많은 효과를 발휘한다. 감정을 함께 하려면 말하기보다 듣는 것이 낫다. 입은 하나이고 귀는 두 개인 것이 말하는 것보다 듣기를 2배나 많이 하라는 의미라고 한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듣기만 해도 문제를 많이 해결하는 경험을 종종 하게 되는 것도 듣기의 힘이다. 그러므로 경청자가 진정한 설득자라고 한다. 이와 같은 경청의 힘을 질문에 대처하는 방안으로 활용한다. 질문자의 대부분이 발표자의 의견을 듣기 위해 질문을 하기보다는 자기의 지식을 과시하거나 자기의 의견을 피력하는 기회로 질문을 활용한다고 한다. 이러한 경우에 발표자는 답변을 하는 대신에 조용히 경청한 후 간단히 맞장구만 치면 된다. 특히 경청은 곤란한 질문에 대하여 위력을 발휘한다. 곤란한 질문일수록 답변하지 말고 성실한 자세로 듣기만 하면 된다. 어차피 질문자도 답변을 기대하고 하는 질문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것이 의심나면 국회 청문회를 보면 된다. 국회의원은 어렵게 불러 낸 증인의 이야기는 하나도 듣지 않고 열심히 질문만 해 되지 않는가. 사족; 감성은 느낌이나 인상이며 연민보다 더 큰 효과를 가지고 있다. 청중이 느끼기에 발표자의 실력이 기대에 못 미치거나 발표자의 인상이 좋지 못하면 그 발표는 안 하는 것보다 못하다. 그렇기 때문에 발표자의 자신감이나 복장 등의 비언어적인 표현을 강조하는 것이다. 하나의 오 ,탈자가 청중에게 나쁜 느낌을 주어 자료의 신뢰성에 치명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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